<소울> 작품개요
제목: 소울(Soul)
개봉: 2021년 1월 20일
장르: 가족, 애니메이션, 판타지, 음악, 코미디
감독: 피트 닥터
출연(목소리): 제이미 폭스, 티나 페이
<소울> 줄거리
주인공 조 가드너는 재즈를 사랑하는 인물로 학교에서 시간제 밴드부 교사로 일하고 있다. 학교로부터 정규직 채용 소식을 듣지만 재즈 뮤지션이 되는 것을 꿈꾸는 조는 이 소식이 그다지 기쁘지 않다. 조와 달리 정규직 채용 소식을 기뻐하는 어머니, 그리고 조는 옛 제자로부터 유명한 재즈 음악가인 도로테아의 밴드에서 피아니스트를 구한다는 소식을 듣고 오디션을 본다. 오디션에서 멋진 연주를 선보인 조는 도로테아에게 함께 일하자는 제의를 받고, 그는 기뻐하며 돌아가다가 맨홀에 빠지는 사고를 당한다.
조가 눈을 뜬 곳은 "머나먼 저 세상(the great beyond)", 즉 저승으로 가는 길이었다. 인생의 가장 기쁜 순간 죽음의 위기에 처한 조는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탈출을 시도한다. 그렇게 조는 영혼이 태어나기 전에 머무르는 "태어나기 전 세상(the great before)"에 떨어진다. 이 곳은 제리라는 이름을 가진 수많은 존재가 어린 영혼을 준비시키는 곳이다. 어린 영혼들은 멘토와 함께 유세미나(YouSemina)에서 다양한 체험을 하고 자신만의 불꽃을 찾게 되면 지구로 보내진다. 조는 머나먼 저 세상에 가지 않기 위해 다른 이의 이름표를 빌려 사고뭉치 영혼 22호의 멘토가 된다.
하지만 22호는 굉장히 오랜 시간 동안 많은 멘토를 거쳤음에도 자신만의 불꽃을 찾지 못한 영혼으로 지구에 가는 것보다는 유세미나에서 사는 것을 더 선호한다. 지구에 가고싶지 않아하는 22호 대신 조는 22호에게 불꽃을 찾아주고 지구행 티켓을 대신 받기로 거래한다. 그리고 이들은 살아있는 영혼이 무언가에 심취할 때 오게 되는 사적 공간에서 신비주의 클럽 단장 문윈드를 만난다. 문윈드의 도움으로 지구에 가는 문을 열지만, 실수로 22호가 조의 몸에 들어가고 조는 고양이의 몸에 갇히게 된다.
아무튼 지구로 돌아온 이들은 조 가드너의 첫번째 공연에 가기 위한 준비를 한다. 그러나, 지구에 처음 온 22호는 모든 것이 낯설고 두렵고 서투르다. 어딘가 이상하고 어설픈 모습의 조를 본 도로테아는 새 연주자를 구하려고 하고, 조는 멋진 옷을 입고 다시 한번 설득을 하고자 한다. 한편, 22호의 영혼이 들어간 조 가드너는 이전의 조라면 하지 않았을 행동들을 한다. 그리고 덕분에 조는 자신이 그동안 보지 못했던 다른 이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 밴드부 코니의 마음을 바꾸기도 하고, 미용사와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또한, 조의 어머니에게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마음 속 이야기를 꺼내기도 한다. 22호는 하늘 보기, 걷기 등 일상의 사소함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이때, 머나먼 저 세상에서 일하는 테리가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이들을 다시 데려간다.
다시 유세미나로 돌아온 22호는 불꽃을 찾고 지구통행증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조와 말다툼을 한 22호는 통행증을 던져버리고 어둠의 구역으로 향한다. 통행증 덕분에 지구에 온 조는 무사히 첫번째 공연을 마친다. 그러나, 자신의 꿈을 이루었지만 그 이후의 삶은 그저 오늘의 반복될 뿐 특별한 변화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 조는 행복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다. 그리고 피아노 연주를 통해 사적 공간으로 가 길을 잃은 영혼이 된 22호를 구해주고 화해를 한 후 22호와 손을 잡고 지구로 향한다.
<소울> 감상 포인트
1. 태어나기 전 세계에 대한 상상력
디즈니와 픽사의 상상력은 언제나 사랑스럽고 기발하다. 많은 이들이 사후 세계에 대해 고민하지만, 디즈니픽사는 생전 세계를 만들어냈다. 순수한 영혼들로 가득찬 유세미나는 안전하고, 따뜻하고, 무한한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다. 사람은 누구나 타고난 재능과 성향이 있다고 하는데, 그러한 재능과 선호도가 태어나기 전에 배우고 자신만의 불꽃을 가졌기 때문이라는 설정이 참 재미있고 사랑스럽다.
2. 목표를 이룬 이후에도 삶은 이어진다
조는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재즈 뮤지션이 된 후, 극적으로 변화하지 않는 자신의 삶에 처음에는 허무함을 느낀다. 세상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목표 하나만을 보고 달린다. 특히 '사회적 성공'이라는 가치를 중시하는 대한민국에서는 많은 이들이 앞만 보고 달리는 경향이 있다. 한국에서 자란 이들이라면 누구나 이런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대학만 가면 삶이 바뀐다', '취업만 하면 삶이 더 나아질 것이다', '결혼을 하면, 아이를 낳는다면 인생은 더 좋아질 것이다'. 필자 역시 이러한 말들을 수없이 들으며 성장했다. 그러나, 어떠한 목표를 이룬 후에도 삶은 한순간에 극적으로 변화하지 않는다. 목표는 그저 인생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일 뿐, 내 인생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 어떤 목표의 골인지점이 내 인생의 끝이 아니라, 그 이후에도 나의 일상은 이어진다는 것을 기억하자.
3.특별하지 않아도 의미있는 내 인생
조는 재즈 음악이 자신의 불꽃이라고 믿고 한 평생을 살아왔다. 반면, 유세미나에서 온갖 것들을 경험해도 불꽃을 찾지 못했던 22호는 지구에서 맛있는 피자 먹기, 푸르른 하늘 보기 등 사소한 일상의 순간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다. 조는 처음에는 22호에게 그런 것은 불꽃이 아니라 "그저 사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저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것"이 인생의 목적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필자 역시 마음이 많이 힘들었던 시기가 있다. 당시에 마음이 힘들었던 이유는 대학 졸업, 취업과 같은 사회적 문턱에서 몇번이고 미끄러지면서 삶의 방향성을 잃었기 때문이었다. 무언가 성취하지 못하고 성공해내지 못한 나는 살아갈 가치가 없다고 느꼈다. 그렇게 오랜 시간 힘든 시기를 보내던 필자가 다시 살아갈 힘을 찾게 된 것은 영화 속 22호처럼 일상의 사소한 것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22호처럼 필자 역시 어느 날 우연히 올려다 본 하늘의 색깔이 너무 예뻐서 '하늘 색깔이 참 예쁘다. 이런 멋진 하늘을 좀 더 보고 싶다'라는 사소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이후로 좀 더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사소한 순간들을 기록해 보았다. 내가 살고 싶어진 이유는 "가고 싶었던 락 페스티벌을 가지 못해서, 입어보고 싶었던 스타일의 옷을 입어보지 못해서, 좋아하는 음악을 조금 더 듣고 싶어서"와 같이 사소한 것들이었다.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것이 버거울 정도로 마음이 힘들 때는 '하늘 보기'가 나의 불꽃이 될 수도 있다. 유명인들이나 위인들처럼 대단한 일을 성취하지 못하더라도, 세상에 내 이름을 널리 떨치지 못하더라도, 특별하지 않아도 내 인생은 살아있다는 것 자체를 즐기는 것으로도 의미가 있다. 살아서 시원한 공기를 느끼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손을 잡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인생은 살아볼 가치가 있지 않을까.
<소울> 감상평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본 작품이었지만, 생각보다 내게 많은 울림을 준 영화였다. 무엇보다 22호가 삶의 의미를 찾는 과정이 내가 삶의 의미를 되찾았던 과정과 유사해서 더욱 마음에 와 닿았다. 반짝이는 하늘 보기, 맛있는 피자 먹기처럼 그저 살아있다는 것 자체를 온몸으로 느끼고 즐기는 것 역시 하나의 불꽃이 될 수 있다. 마음이 힘들어서 위로가 필요할 때, 삶에 지쳐 힐링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이 작품을 추천하고 싶다. 우리는 무언가 특별한 것을 이루지 않아도 괜찮다. 목표를 이룬다고 삶이 한 순간에 바뀌는 것은 아니다. 크게 웃는 자보다 많이 웃는 자가 더 행복하다고 한다. 큰 기쁨도 좋지만, 많은 이들이 살아가면서 사소하더라도 좀 더 자주 많이 웃고 행복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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