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노트북> 개요
제목: 노트북(The Notebook, 2004)
국내 개봉일: 2004년 11월 26일
장르: 로맨스, 멜로, 드라마
감독: 닉 카사베츠
출연: 라이언 고슬링, 레이첼 맥아담스, 제임스 마스던 외
로맨스 영화 <노트북> 줄거리
주인공 노아는 시골 목공소에서 일하는 청년이다. 그는 여름 방학을 보내기 위해 도시에서 잠시 내려온 앨리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앨리는 처음에는 노아의 대시를 거절하지만, 끈질긴 노아의 데이트 신청에 마지못해 데이트에 응한다. 그 후 두 사람은 놀라울 정도로 빠른 속도로 서로에게 강렬하게 사로잡힌다. 그러나, 노아와 달리 부유한 집안에서 재산과 명예를 중시하는 앨리의 부모님은 이들의 사이를 못마땅해한다. 결국 앨리는 부모님에게 끌려 노아에게 제대로 된 작별인사도 하지 못한 채 도시로 돌아간다. 노아는 앨리에게 1년 동안 매일 365통의 편지를 보내지만 앨리의 엄마가 중간에서 편지를 가로채 편지들은 앨리에게 닿지 않는다. 결국 노아는 앨리를 잊기로 결심하고, 전쟁이 터지자 전쟁에 참전하게 된다. 전쟁 동안 간호사로 일하던 앨리는 자신이 치료해 준 론과 새롭게 사랑에 빠지고 약혼한다. 노아는 전쟁에서 돌아와 앨리와 약속했던 집을 짓기 시작하고, 앨리는 결혼 직전 우연히 노아의 소식을 듣게 된다. 오랫동안 노아를 잊지 못했던 앨리는 결혼 전 노아를 만나보기로 결심하고, 몇 년 만에 두 사람은 재회하게 된다. 과연, 오랜 시간 끝에 다시 만난 두 사람의 이야기는 어떻게 흘러갈까?
로맨스 영화 <노트북> 감상 포인트
1. 타임라인 간 시각적, 정서적 대조
영화는 노인이 된 노아가 치매에 걸린 앨리에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적은 노트북을 읽어주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감독은 현재와 과거의 이야기가 오가는 연출 속에서 젊은 날 사랑의 활력과 노년의 부드러운 사랑의 묘사를 위해 시각적, 정서적 대비를 강조한다. 두 인물의 젊은 시절 과거 이야기는 따뜻한 황금빛 색조를 사용하여 젊은 날에 대한 향수와 열정의 강렬함을 불러일으킨다. 대조적으로, 현재의 장면에서는 치매를 앓고 있는 앨리의 암울한 현실과 헌신적으로 그녀를 보살피는 조용한 힘을 반영하여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2. 진정성 있고 감정적인 스토리텔링
감독은 영화 속 진정한 감정의 순간을 만들기 위해 주연 배우들의 케미스트리를 중시했다고 한다. 배우들이 자신의 역할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도록 화면 밖에서도 동료애를 키우도록 격려했다고 한다. 실제로 주연 배우들은 영화 촬영 중에는 사이가 그리 좋지 못했으나, 촬영을 진행하면서 사이가 좋아지고 영화 촬영 이후에 실제 연인으로 발전하기도 했다. 영화 속 주인공 노아와 앨리도 서로를 강렬히 사랑하다가도 미친 듯이 싸우고 화해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 주연 배우들의 실제 사이와도 꽤 유사하다.
인물들의 미묘한 감정 표현과 상호작용 역시 진정성 있는 스토리텔링에 힘을 실어준다. 감독은 노인이 된 노아가 앨리의 손을 부드럽게 잡는 방식이나 흔들리지 않는 헌신으로 그녀를 바라보는 모습 등과 같은 세부적인 모습에 집중하여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전달하고자 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철없던 젊은 시절 두 남녀의 강렬한 사랑, 서로에 대한 애틋함과 원치 않는 관계 단절로 인한 절망감, 갑작스러운 재회를 통한 감정의 동요 등 영화를 통해 주인공들의 다양한 감정선을 느낄 수 있다.
원작 소설과 영화의 차이점 비교
1. 이야기의 초점
원작 소설은 노아의 내면적 생각과 사색을 보다 깊이 파고드는 면이 있다. 또한, 노년기 부부의 삶과 함께한 인생의 여정에 대한 노아의 성찰에 보다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반면, 영화는 어린 시절 노아와 앨리의 열정적 사랑 이야기에 대한 회상에 보다 중점을 둔다. 노년기의 노아와 앨리의 장면은 감정적인 북엔드 역할을 하고 있다.
2. 각 캐릭터들의 특징
원작 소설에서 앨리 캐릭터는 사회적 기대와 노아에 대한 사랑 사이에서 깊은 갈등을 겪는 인물로 묘사된다. 앨리의 갈등은 내면화되어 있으며, 많은 부분이 극적인 행동보다는 그녀의 생각 속에서 전개된다. 반면, 영화 속 앨리는 감저적 폭발, 부모 및 약혼자와의 대립 등을 행동으로 보여주어 그녀 내면의 갈등을 보다 역동적으로 표현한다. 이는 한 인물의 내면의 생각을 잘 표현할 수 있는 글과 달리 영화는 짧은 시간 안에 시각적으로 이를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각색된 것으로 생각된다.
앨리의 약혼자로 등장하는 론 역시 소설과 영화 속 모습에 차이가 난다. 소설 속에서 론의 존재는 크게 부각되지 않고, 노아와 앨리의 러브 스토리에 잠시 등장하는 보조 캐릭터와 같은 역할을 한다. 반면, 영화 속 론은 보다 구체화된 성격의 캐릭터로 앨리의 삶에서 엄청난 갈등을 주는 중요한 인물로 묘사된다.
앨리의 부모님 캐릭터에서도 차이점을 찾을 수 있다. 영화 속 앨리의 부모는 노아의 낮은 사회적 지위를 보고 노골적으로 그를 반대한다. 부모의 강렬한 반대는 노아와 앨리의 이별의 주요한 원인이다. 반면, 소설 속에서 노아와 앨리의 사회적 계층 차이는 크게 강조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의 이별은 인생의 시기, 삶의 선택과 같은 다른 외부적 요인에 많이 기인한다. 그리고 영화에서 앨리가 노아로 다시 돌아가기로 결심하는 장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어머니가 자신의 젊은 시절 사랑 이야기를 꺼내는 부분이다. 이 역시 소설과는 다르게 다소 각색된 부분이다.
3. 이야기의 톤과 결말
스토리를 전개해 가는 톤과 분위기 역시 사뭇 다르다. 소설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지속되는 사랑의 본지에 초점을 맞추어 다소 느리고 성찰적이며 차분한 분위기가 이어진다. 반면, 영화는 인물들의 커다란 몸짓, 압도적인 영상미, 고조된 감정의 강렬함 등을 부각하며 로맨틱하고 드라마틱한 연출이 돋보인다.
이야기의 결말을 맺는 형식에서도 차이가 드러난다. 원작 소설은 다소 모호하고 절제된 분위기의 결말을 맺는다. 노아가 요양원에 있는 앨리의 방에 몰래 들어가 둘이 함께 잠드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이 나는데, 그들의 깊은 관계를 암시하지만 그들의 운명에 대해서는 해석의 여지가 있다. 반면, 영화에서는 앨리가 잠시 기억을 찾은 찰나에 서로의 품에 안겨 평화롭게 죽는 보다 확실하고 드라마틱한 결말을 선사한다.
감상평: 그 무엇도 막을 수 없는 사랑의 낭만
다소 진부한 클리셰를 가지고 있지만 낭만을 부정할 수 없는 로맨틱한 작품이다. 게다가 실화를 기반으로 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니 클리셰가 진부하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이내 그런 생각을 떨치게 된다. 가끔은 현실이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을 때도 있는 법이다. 사실 많은 이야기들이 실제 존재하는 이야기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으니, 어쩌면 우리의 인생 자체가 클리셰 덩어리일지도 모를 일이다.
아무튼 부모님의 강렬한 반대, 사회적 계층 차이, 오랜 시간 떨어져 있으며 각자 다른 인물들을 만났던 시기 등 우여곡절 끝에 두 사람이 다시 만나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그 사랑이 인생의 마지막까지 지속된다는 것은 정말 낭만적이다. 다만, 영화를 여러 차례 반복해서 보다 보니 앨리의 약혼자 론과 노아가 종종 만나던 마사가 불쌍하단 생각이 들더라. 앨리와 노아의 사랑은 주인공들에게는 낭만적인 러브 스토리지만, 론과 마사 입장에서는 좋아하는 사람에게 버려지는 상처가 될 테니 말이다. '낭만적인 사랑'이야기라기보다는 모든 장애물을 헤치고 끝끝내 이어져 평생을 함께한 '사랑의 낭만'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라 표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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