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헤이팅 게임> 작품 개요
제목: 헤이팅 게임(The Hating Game, 2021)
개봉일: 2021년 12월 10일
장르: 멜로/로맨스, 코미디
감독: 피터 허칭즈
출연: 루시 헤일, 오스틴 스토얼, 데이먼 듀노
영화 <헤이팅 게임> 줄거리
주인공 루시 헤튼은 긍정적이고 밝은 성격의 소유자로 많은 동료들에게 사랑받는 직원이다. 반면, 루시가 다니던 개민 출판사가 벡슬리 서적과 합병하게 되면서 루시는 조슈아 템플먼이라는 인물과 한 공간에서 일하며 경쟁하게 된다. 사랑스러운 루시와는 반대로 조슈아는 냉소적이고 완벽주의적 성향을 가진 인물로 회사에서 모든 직원들이 꺼리는 존재다. 창의성을 중시하는 루시와 규율과 성과를 중시하는 조슈아는 서로의 다른 모습으로 인해 매일 끊임없이 부딪히고 티격태격하곤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두 사람은 회사에서 전무이사 자리를 두고 본격적으로 경쟁하게 되고, 평소 서로를 경멸하던 두 사람은 승진에서 진 사람이 회사를 그만두는 조건의 '헤이팅 게임'을 한다. 그 과정에서 두 사람은 서로에게 묘한 끌림을 느끼게 되지만, 자신들이 경쟁하고 있는 상황을 상기하며 복잡한 마음을 느낀다. 그렇게 루시와 조슈아는 사랑과 경력, 끌림과 혐오 사이에서 갈등하는데...
영화 <헤이팅 게임> 감상 포인트
1. 상반된 성격을 가진 주인공들의 케미
창의성을 중시하며 긍정적이고 밝은 성격을 가진 루시는 따뜻함이 느껴지는 캐릭터다. 원색의 캐주얼한 복장,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가득한 사무실과 집 인테리어 등에서도 루시의 성격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반면, 조슈아는 규율과 완벽주의에 사로잡힌 차가운 분위기의 인물이다. 그의 성격 역시 흐트러짐 없는 정장, 무채색 가구와 완벽하게 각 잡힌 물건들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시각적으로도 한눈에 대비되는 두 사람은 마치 물과 기름처럼 전혀 섞일 수 없는 존재처럼 보인다. 그러나, 영화는 그런 물과 기름 같은 존재들이 서로 부딪히며 서로에게 녹아드는 과정을 유머와 설렘을 가미하여 보여준다.
2. 사랑과 혐오는 한 끗 차이
이 영화는 원작 소설이 있는 작품으로, 책 홍보 문구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등장한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은 그를 사랑하는 마음과 짜증날 정도로 비슷하다." 안티팬도 팬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누군가를 싫어하는 것 역시 그에게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지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사랑과 혐오가 한 끗 차이인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보니, 두 감정 모두 어떤 대상에 대한 강렬한 감정을 기반으로 그 존재를 끊임없이 생각하고 그로 인해 영향을 받는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다만, 사랑은 긍정적인 감정이고 혐오는 부정적인 감정이라는 감정의 방향성 차이가 있는 것이다. 단순히 방향성의 차이라면, 어떠한 계기로 인해 얼마든지 그 방향은 반대로 작용할 수도 있다. 사랑하던 이들이 한순간에 서로에게 실망하고 돌아서는 것처럼, 앙숙인 관계도 상대를 이해하는 순간이 온다면 그에 대한 강렬했던 부정적 감정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뀔 수도 있다. 마치 루시와 조슈아처럼.
3. 서로를 통해 성장하는 주인공들
단순히 서로를 경멸하던 존재가 사랑에 빠졌다는 것뿐만 아니라, 주인공들은 서로의 관계를 통해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단점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에 비해 지나치게 겸손하고 자신감이 부족하던 루시는 보다 단단하고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발전하게 되고, 남들에게 언제나 차가운 모습만 보여 비호감으로 비치던 조슈아는 남들에게 보이지 않았던 자신의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냄으로써 보다 성숙한 캐릭터로 성장한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이 이렇게 성장하게 된 것은 서로의 영향이 크다. 루시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준 조슈아, 조슈아의 인간적 면모를 끌어낸 것은 루시의 따뜻함이었다.
감상평: 클리셰 범벅이지만 보는 맛이 있는 혐관 로맨스 코미디
영화를 보다 보면 클리셰 범벅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럼에도 눈을 뗄 수 없는 재미가 있다. 우선, 주인공들의 외모가 출중하다. 자고로 영화란 현실에서 충족할 수 없는 것을 대리만족하는 기능도 있기 때문에, 로맨스 영화를 볼 때는 특히나 잘생기고 예쁜 커플의 이야기가 보고 싶은 법이다. 이 부분을 영화는 충분히 충족하고 있다. 또한, 15세 영화로 개봉되어도 괜찮은 건가 싶을 정도의 아슬아슬한 성적 긴장감도 보는 맛을 더해준다.
스토리는 혐관 로맨스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서로 미친 듯이 경멸하다가 어느 순간 호감을 느끼고, 그러한 자신의 마음을 부정하다가 키스하고, 돌아서자마자 "우리는 경쟁관계야 난 널 못 믿겠어"라고 말하지만 집에 가면 또 생각나고.. 이렇게 감정이 널뛰기하는 장면이 쉬지 않고 이어지니 지루할 틈이 없다.
어릴 때 어른들은 종종 티격태격하는 아이들을 보며 "너네 그렇게 싸우다가 정든다"라는 말을 하곤 했다. 옛말에 어른들 말씀 틀린 것 하나 없다고 하더니, 정말 그 말이 맞다. 영화를 보다 보면 "너네 결국 사랑할 거잖아"라는 것이 뻔하고, 서로가 가진 약간의 단점과 문제점을 서로가 해결해 줄 것이 뻔하고, 뭐 하나 뻔하지 않은 것이 없는 클리셰 범벅의 영화지만 그럼에도 보는 내내 미소가 가시지 않았던 유쾌한 로맨스 코미디 영화였다. (그리고 솔직히 요즘 세상에 클리셰 없는 작품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그 클리셰를 어떻게 좀 더 색다르게 풀어낼까의 차이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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