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본 정보
제목: 우리도 사랑일까 (Take This Waltz, 2011)
감독: 세라 폴리
장르: 로맨스, 드라마, 코미디
출연: 미셸 윌리엄스, 세스 로건, 루크 커비
개봉일: 2012년 9월 27일
'사랑이란 과연 무엇일까?'에 대해 세라 폴리의 영화 <우리도 사랑일까>는 쉬운 답변을 제시하는 대신, 우리를 사랑의 다양한 형태의 모호함에 몰입시킨다. 사랑의 진정한 본질, 즉 사랑의 시작, 진화, 그리고 끝을 의문시하는 관객에게 이 영화는 개인적인 거울이 된다. 미묘하고 친밀하며 감정적으로 생생한 이 영화는 관객이 다른 사람과 형성하는 관계뿐만 아니라 자신과 유지하는 관계도 살펴보도록 초대한다.
영화 <우리도 사랑일까> 줄거리 요약
주인공 마고는 28세의 프리랜서 여행작가로, 남편 루와 함께 토론토에 살고 있다. 남편 루는 닭고기 요리 책을 쓰는 헌신적이고 다정한 인물이다. 결혼 5년 차인 두 사람의 일상은 겉보기엔 평범하고 다정해 보인다. 그러나, 마고는 일상 속에서 점점 공허함을 느낀다. 마고는 출장 중 우연히 대니얼이라는 남자를 알게 된다. 대니얼은 매력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의 예술가다. 두 사람은 비행기 옆 자리에 앉고 함께 택시를 타는 우연의 연속 속에서 대화를 나누며 미묘한 끌림을 느낀다. 놀랍게도 대니얼은 마고의 맞은편에 살고 있는 이웃이었다. 이후로 두 사람은 종종 마주치고, 마고는 자신도 모르게 대니얼과의 만남을 기다리기도 한다. 남편 루는 그런 마고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한 채 요리 연구에 몰두한다. 마고와 루의 가정은 여전히 따뜻하지만 어딘가 단조롭다. 마고는 대니얼과 조금씩 가까워진다. 둘 사이의 대화는 점점 깊어지고, 감정의 긴장감은 서서히 커져간다. 이미 결혼을 한 마고는 선을 넘지 않으려 애쓰지만, 그럼에도 마음은 자꾸만 대니얼에게 이끌린다. 대니얼과의 관계는 점점 위험한 경계에 다다르고, 마고는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안정적이고 익숙한 결혼 생활을 지킬 것인가, 아니면 설렘과 욕망을 따라 새로운 관계를 선택할 것인가. 마고는 갈등 끝에 대니얼을 선택한다.
영화 <우리도 사랑일까> 결말 (스포주의)
그렇게 마고는 남편 루를 떠나고, 대니얼과의 사랑은 뜨겁고 열정적으로 불타오른다. 둘은 함께 보내는 매 순간을 만끽하며 새로운 삶을 꾸린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스릴 넘치고 짜릿할 것만 같던 대니얼과의 관계도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빛이 사라지며 단조로운 일상이 스며든다. 결국, 마고는 누구와 함께하든 모든 사랑은 시간이 지나면 낡아진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마고는 전 남편 루와 마주하게 되고, 루에게 다시 돌아가도 될지 돌려 묻지만 루는 이를 단호하게 거절한다. 대니얼과 짜릿한 감정을 나누던 놀이기구에 홀로 씁쓸하고 허무한 얼굴로 앉아 있는 마고의 모습으로 영화는 마무리된다.
영화 주제 해석: 영원한 사랑이 있을까?
<우리도 사랑일까>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마냥 낭만적으로 포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랑이란 결국 '익숙해지고, 낡고, 흔들리는' 감정임을 솔직하게 보여준다. 마고가 느끼는 권태는 특별하거나 비정상적인 일도 아니다. 모든 관계는 시간이 흐르며 새로움이 사라지고, 욕망은 일상에 잠식된다. 영화 속 마고는 그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새로운 사랑을 선택한다. 대니얼과의 관계는 처음엔 뜨겁고, 자극적이며, 온 세상이 새로워 보인다. 그러나 '새로움'이란 결국 또 다른 '익숙함'의 시작이다. 영화는 이 설렘도 결국 또 다른 '익숙함'으로 변질된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는다. 사랑을 갈망하며 반복되는 인간의 모순을 날카롭게 짚어낸다.
여기서 세라 폴리 감독은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바라는 사랑이란 결국 무엇인가?" 끝없는 새로움? 지속되는 열정? 혹은 단순한 안정감? 영화는 어느 것도 완벽한 답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결국 기존의 사랑은 낡고, 우리는 또 다른 새로움을 찾아 흔들린다. 그렇다고 해서 욕망을 따라 사는 것이 정답도 아니다. 마고의 선택은 자유로워 보이지만, 동시에 외롭고 허무하다. 영화는 이 딜레마 속에서 사랑의 본질을 해부한다. <우리도 사랑일까>는 사랑이란 결국 완벽하지 않으며, 누구와 함께하든 부족함과 권태를 마주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이 씁쓸하면서도 현실적인 메시지가 영화를 더욱 깊게 만든다.
감상평: 익숙함에 속아 소중한 것을 놓치지 말자
평소에 글을 잘 쓰고 문학적으로 감성이 뛰어난 친구에게 인생영화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잠시 고민하던 친구는 이 영화를 인생영화라며 나에게 추천해줬다. 처음엔 포스터만 보고 평범한 로맨스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사랑의 권태로움을 새로운 사랑이라는 도파민으로 해결하는 인물의 이야기라 조금 당황했다. 그리고, 이 영화를 추천해 준 친구가 종종 나의 도파민을 걱정하던 친구라 약간 뜨끔했다. '혹시 나한테도 도파민에 절여진 삶을 조심하라고 이 영화 추천해준건 아니겠지..?' 하고 말이다.
우리도 사랑일까라는 제목에 답을 해보자면, 아마 마고에게 남편 루와의 시간도 사랑이었고, 대니얼에 대한 감정도 사랑이었을 것이다. 다만, 익숙한 사랑이냐 새로운 사랑이냐의 차이였겠지. 그리고 사실 대니얼과의 사랑은 서로의 본질을 사랑했다기보단 일시적인 도파민에 가깝지 않았을까 싶다. 여행지에서의 우연한 만남, 알고 보니 이웃이라는 것도 꽤나 운명처럼 느껴졌을지도. 남편과의 권태로운 일상에 갑자기 등장한 매력적인 남자는 마고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을 것이다. 충분히 이해한다. 바보같이 다정한 익숙한 남자만 보다가 자유로운 예술가인 새로운 남자가 나타났는데, 게다가 그 남자가 나에게 마음이 있다는데 얼마나 설레겠는가! 그래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는데, 마고는 그 선을 넘었다. 사실, 나도 금사빠라 마고의 모습을 보며 괜히 반성했다. '사람이 저렇게 도파민을 쫓아 살면 안되는데..' 하고 말이다. 마고의 선택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론 그녀의 입장이 충분히 이해되기도 한다. 나도 꽤나 도파민 중독자 같은 삶을 살고 있는데, 도파민 중독자의 비극적인 말로를 보는 것 같아 약간 경각심을 가진 영화다.
영화에는 자세히 나오지 않지만 분명 루와의 처음도 대니얼과의 처음처럼 짜릿했을 것이다. 단지, 익숙함에 젖어 그 소중함까지 잊어버린 것이다. 아무것도 모른 채 마고에게 다정한 애정을 퍼붓던 루가 참 안쓰럽다. 원래는 나중에 나이가 들어 밝히려 했다며 마고에게 그동안 루가 매일 소소하게 장난치던 샤워실 찬물의 진실에 대해 알려주는 장면이 참 슬펐다. 이 둘의 관계가 정말로 돌이킬 수 없겠구나 싶어서. 마고는 자신의 남편이 그저 지루하다고만 느꼈겠지만, 루는 마고를 위해 일상 곳곳에 작은 행복을 만들고 있었다. 그렇게 떠났으면 행복하게나 살지. 다니엘과의 관계가 시들해지자 다시 안정적이던 옛날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마고가 참 이기적으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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