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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 Drama

15. 책이 원작인 영화: 위대한 개츠비(2013) 줄거리, 연출, 주제 및 시대적 배경

by 포니 2025. 7. 16.

기본 정보

영화 <위대한 개츠비> 포스터

제목: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sby, 2013)

장르: 로맨스, 드라마

감독: 바즈 루어만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캐리 멀리건, 토비 맥과이어

국내 개봉일: 2013년 5월 16일

 

바즈 루어만 감독의 <위대한 개츠비>는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동명의 고전 소설을 생동감 넘치고 시각적으로 아름답게 각색한 작품이다. 2013년에 개봉한 이 영화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수수께끼에 싸인 제이 개츠비 역을, 토비 맥과이어가 사려 깊은 닉 캐러웨이 역을, 캐리 멀리건이 사건의 중심에 선 아름다운 데이지 뷰캐넌 역을 맡았다. 화려하고 연극적인 연출 스타일로 유명한 바즈 루어만은 피츠제럴드의 재즈 시대 이야기를 화려한 영상으로 승화시켜 아메리칸 드림의 풍요로움, 욕망, 그리고 궁극적인 비극을 포착한다. 이 작품은 영화적 예술성을 기대하는 관객에게 시각적 향연이자 야망과 상실에 대한 심오한 탐구를 선사한다. 

영화 <위대한 개츠비> 줄거리 및 결말 (스포주의)

영화는 192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당시 미국은 일명 "재즈 시대"라고 불리는 호화로운 황금기를 맞이하고 있었다. 이야기는 닉 캐러웨이의 회고 형식으로 전개된다. 그는 월스트리트에서 일하기 위해 롱아일랜드로 이사 온다. 그의 옆집에는 매번 호화로운 파티를 주최하는 신비로운 인물, 제이 개츠비가 살고 있다. 사람들은 개츠비가 스파이라거나, 범죄자라는 소문을 떠들지만 정작 그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닉은 개츠비의 이웃으로서 점점 그와 가까워진다. 그리고 개츠비가 사실 닉의 사촌인 데이지와 과거 사랑했던 사이라는 것, 그리고 여전히 데이지를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전쟁으로 인해 헤어진 후, 개츠비는 데이지의 곁으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 부와 명예를 쌓았다. 롱아일랜드의 집도 데이지의 집 호수 건너편에 위치해 있으며, 호화로운 파티는 사실 모두 언젠가 데이지가 한 번쯤 그의 파티에 와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벌이는 것이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닉은 개츠비와 데이지의 재회를 주선하고, 개츠비와 데이지는 다시 한번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데이지는 이미 톰 뷰캐넌이라는 부유한 상류층 남자와 결혼한 상태였다. 톰 역시 정비소의 머틀과 바람을 피며 데이지를 무시하곤 하지만, 데이지와 개츠비의 관계를 알게 되자 격분한다. 어느 날, 개츠비와 톰은 모두가 있는 자리에서 데이지에게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 강요하고, 데이지는 개츠비를 사랑한다고 고백하지만, 동시에 톰을 완전히 떠나지 못하겠다는 모순된 감정을 드러낸다. 그날 밤, 흥분한 데이지가 운전하던 차에 톰의 정부 머틀이 치여 사망한다. 그러나, 개츠비는 데이지를 위해 자신이 사고를 낸 것처럼 위장한다. 죄책감에 휩싸인 데이지는 결국 톰과 함께 롱아일랜드를 떠나고, 사건을 오해한 머틀의 남편 윌슨은 개츠비를 찾아가 그를 총으로 쏴 살해하고 자신도 자살한다. 많은 이들로 북적이던 파티와 달리 그의 저택에서 진행된 개츠비의 장례식에는 오직 닉만이 참석한다. 닉은 허영과 위선으로 가득 찬 뉴욕 상류사회에 환멸을 느끼고 고향으로 돌아가며 회고를 마친다. 그는 개츠비를 "위대한 이상주의자"로 기억하며, 허망하게 끝난 한 남자의 사랑과 꿈을 관객에게 전한다. 

영화 연출 및 완성도: 화려함으로 재구성된 개츠비의 세계

바즈 루어만 감독 특유의 화려하고 강렬한 연출은 <위대한 개츠비>에서도 어김없이 발휘된다. 1920년대 미국 특유의 호화로움과 들뜬 분위기를 그는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구성했다. 개츠비의 저택에서 열리는 파티 장면은 특히 인상적이다. 금빛 샹들리에, 화려한 의상과 세트, 폭죽이 터지고 샴페인이 넘치는 장면, 빠른 카메라 워킹은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허문다. 이처럼 과잉된 시각적 연출은 개츠비가 쫓는 허상의 세계, 곧 이상화된 사랑과 성공의 이미지와 맞닿아 있다.  

시각적 연출 못지않게 음악도 이 영화의 핵심 요소다. 특히 라나 델 레이(Lana Del Rey)가 부른 OST "Young and Beautiful"은 영화의 감정선을 상징적으로 이끈다. 이 곡은 개츠비와 데이지의 재회 장면에서 흘러나오며, 사랑이 아름답고 찬란할 때조차 그 끝에 있는 불안과 유한함을 예고한다. "Will you still love me when I'm no longer young and beautiful?"이라는 가사는 겉으로는 데이지의 두려움을 담고 있지만, 동시에 개츠비가 붙잡고 있는 꿈의 본질을 들여다보게 한다. 

흥미롭게도 영화는 1920년대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전통적인 재즈 대신 힙합, 일렉트로닉 등 현대적 사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영화의 사운드트랙은 과거와 현재를 절묘하게 교차시켜, 이야기의 고전성과 현대적 감각을 동시에 살려낸다. 이러한 음악적 스타일은 개츠비의 화려한 삶 뒤에 감춰진 공허함을 더욱 부각한다. 또한, 3D 촬영을 활용해 시청각적 몰입도를 높였다는 점도 특이하다. 비 오는 장면, 도시의 야경, 자동차 추격 장면 등에서 깊이감 있는 화면이 감정선을 따라간다. 이처럼 <위대한 개츠비>는 단지 원작의 줄거리를 시각화한 것이 아니라, 시대의 감정과 주인공의 욕망을 시각적으로 재창조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위대한 개츠비> 주제: 허망한 이상

이 작품은 겉보기에는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그 핵심에는 '아메리칸 드림(American Dream)'의 허상이 자리 잡고 있다. 주인공 개츠비는 가난한 청년에서 시작해 부와 명성을 쌓았지만, 그 모든 것은 과거의 사랑인 데이지를 되찾기 위한 수단이었다. 그러나, 그의 꿈은 이미 잃어버린 시간에 기대고 있었고, 그것은 현실에서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이상이었다. 개츠비는 진정한 사랑과 성공,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을 모두 담고 있었지만, 그 모든 것은 허영과 위선으로 둘러싸인 상류사회 안에서는 결코 실현될 수 없었다. 데이지는 그의 꿈의 상징인 동시에 그 꿈이 얼마나 허무한지 보여주는 존재이기도 하다. 닉의 회고를 통해 관객은 점점 개츠비에 대한 연민을 느끼게 되고, "위대한(Great)"이라는 표현이 단지 성공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개츠비의 위대함은 현실을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현실을 알면서도 이상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는 데에 있다. 결국, 해당 작품은 한 남자의 개인적인 비극을 통해 미국 사회의 욕망, 계급, 위선, 그리고 꿈의 허상을 집요하게 탐구한다.

<위대한 개츠비> 시대적 배경 및 인물: 황금기 미국과 무너진 계급의 경계

영화는 1920년대 미국, 이른바 "광란의 20년(Roaring Twenties)"을 배경으로 한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 호황과 도시 문화의 발달로 미국은 과시적 소비, 부의 과잉, 재즈 문화 등으로 번영의 정점을 찍는다. 동시에 금주법 시대였기 때문에, 개츠비처럼 불법 주류 거래로 부를 축적한 신흥 부자들이 등장했다. 이 시대의 중요한 특징은 계급 간의 단절이다. 개츠비가 사는 웨스트에그는 '신흥 부자'의 공간이고, 데이지와 톰이 사는 이스트에그는 '세습된 상류층'의 영역이다. 두 지역은 물리적으로는 가까우나, 사회적으로는 넘을 수 없는 경계가 있다. 개츠비는 '가난한 출신'으로 이상을 좇아 부자가 되었지만, 톰은 원래부터 가진 자로서 타인의 감정을 무시한다. 데이지는 이 사이에서 흔들리는 인물로, 아름답고 매력적이지만 동시에 현실적이고 이기적이다. 닉은 이 모든 계층을 지켜보는 관찰자이자 도덕적 중심점 역할을 한다. 이처럼 영화는 단지 개인의 이야기에서 끝나지 않고, 당시 미국 사회의 부조리와 허영, 그리고 현실과 이상 사이의 간극을 상징적인 인물들을 통해 그려낸다.

감상평: 화려하고 아름다운 낭만의 작품

영화 <위대한 개츠비> 장면 중

바즈 루어만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감독이다. 감독 특유의 화려한 영상미와 연출을 사랑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의 작품은 <물랑루즈>. 그 외에도 바즈 루어만이 감독한 <로미오와 줄리엣>도 사랑한다. 바즈 루어만은 고전적인 것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데 정말 천재적이다. 화려하고, 감각적이고, 말랑하고, 낭만적이며, 아름답다. 내가 죽을 때 관 속에 한 감독의 작품만 품에 안고 갈 수 있다고 한다면, 그의 작품을 가지고 가고 싶을 정도다. 몇 번을 눈앞에 재생해도 질리지 않는 낭만적인 영화들. 이 영화 역시 마찬가지다.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원작의 탄탄한 스토리에 훌륭한 OST와 영상미, 화려한 패션이 더해져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한다. 이 작품을 처음 볼 때는 이기적인 선택을 한 데이지를 욕했지만, 계속 보다 보니 개츠비도 답답하기 그지없는 인물이다. 그러나, 그가 "위대한(The Great)" 개츠비라는 것은 부정하지 못하겠다. 꿈, 야망, 인생, 사랑 모든 면에 있어서 말이다. 사랑하고,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