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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 Drama

14. 실화가 배경인 영화: 택시운전사(2017) 줄거리, 결말, 역사적 배경, 실존인물

by 포니 2025. 7. 14.

영화 기본 개요

영화 <택시운전사> 포스터

제목: 택시운전사 (A Taxi Driver, 2017)

장르: 드라마, 시대극, 가족

개봉일: 2017년 8월 2일

출연: 송강호, 토마스 크레치만, 유해진, 류준열

감독: 장훈

실화 배경 영화 <택시운전사> 줄거리 요약

택시기사 김만섭은 11살 딸 은정이와 함께 서울에서 살고 있다. 그는 집주인으로부터 월세가 10만 원이나 밀렸다는 핀잔을 듣고, 라디오에서 전국 비상 계엄령이 발령되었다는 소식에 또 손님이 줄어들 것이라며 불평한다. 한편,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펜터(이하, 피터)는 한반도에서의 심각한 기운을 감지하고 취재를 위해 한국으로 향한다. 한국에 온 피터는 아는 신문기자로부터 검열받은 광주신문을 건네받으며 광주로 향하는 모든 길이 막히고 연락이 두절되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이 이야기를 들은 피터는 광주에서 무언가 일이 발생할 것을 직감하고 광주로 향하기로 결심한다. 밀린 월세로 고민하던 만섭은 식당에서 우연히 택시비 10만 원에 광주로 향하는 외국인이 있다는 소식을 접한다. 그렇게 만섭은 피터와 함께 광주로 출발한다. 그러나 어쩐지 넓은 고속도로에 광주로 향하는 차량은 오로지 만섭의 택시 한 대뿐이다. 광주로 들어가는 통로에는 바리케이드가 쳐져 있고 군인들이 길을 통제하고 있었다. 결국 만섭은 차를 돌리고, 피터는 광주에 들어가지 않으면 돈을 줄 수 없다고 말한다. 만섭은 광주로 향하는 샛길을 물어 군인들의 눈을 피해 다른 길로 돌아간다. 중간에 다른 군인을 만나지만, 만섭은 피터를 외국인 사업가라고 소개하며 아주 중요한 서류만 챙겨서 바로 광주에서 나오겠다고 말하고 광주로 진입한다. 

그렇게 광주에 들어온 만섭과 피터는 불길한 분위기가 감도는 장면들을 마주한다. 광주의 위험한 기운을 감지한 만섭은 다시 서울로 돌아가려고 하지만, 위기에 처한 광주 시민들을 도와주며 광주에 남게 된다. 피터는 광주의 민주화 운동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금남로 근처 건물 옥상으로 올라간다. 이내 광주 시민들의 질서 정연하고 평화로운 행진이 시작되는데, 이내 굉음과 뿌연 연기가 거리를 뒤덮으며 공수부대 군인들이 시민들을 향해 무자비한 폭행을 가하기 시작한다. 만섭과 피터 일행은 이 장면에 얼어붙지만, 피터는 현장을 촬영하기 위해 건물에서 내려갔다가 위험에 처하지만 가까스로 현장에서 도망친다. TV에서는 실제 광주의 상황과는 다르게 광주가 폭도들에 의해 점령되었다는 왜곡된 보도가 나간다. 수차례 위험한 상황에 처했던 만섭은 혼자 있는 어린 딸을 생각하며 광주를 빠져나가기로 결심한다. 광주 사람들은 만섭이 서울 번호판을 달고 나가면 군인들에게 잡힐 수 있다며 전남 택시 번호판과 함께 안전한 샛길을 알려준다. 무사히 광주를 빠져나와 순천에 도착한 만섭은 잔혹한 광주와 달리 매우 평화로운 순천의 모습들을 보며 생각이 많아진다. 광주 밖의 사람들은 왜곡된 TV 뉴스를 보며 광주의 일에 대해 멋대로 떠들어댄다. 자신을 도와준 순박한 광주 사람들의 모습이 떠오른 만섭은 내적 갈등 끝에 결국 다시 광주로 향한다.

실화 배경 영화 <택시운전사> 결말

그렇게 피터와 광주 사람들과 다시 재회한 만섭은 다시 한번 금남로로 향하고, 그곳에서 이전보다 끔찍한 아비규환 현장을 목격한다. 군인들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시민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하고, 심지어 부상자를 옮기는 사람들이나 백기를 들고 나온 이들에게도 총격을 가한다. 끔찍한 현장을 모두 카메라에 담은 피터는 가슴 아프지만 보도를 위해 광주를 빠져나가기로 결심한다. 광주 사람들 역시 이 이상 있으면 광주를 빠져나가는 것이 정말 불가능할지 모르니, 어서 떠나 정직한 보도를 해달라고 부탁한다. 만섭과 피터는 서울 번호판과 카메라를 트렁크 선물 보따리 아래 숨긴 채 광주를 빠져나가려고 한다. 그러나, 모든 길목에 군인들이 있었고 만섭은 정면돌파를 시도한다. 이들을 가로막은 박 중사는 트렁크를 확인하다 서울 번호판과 카메라를 발견하지만, 다른 군인들에게 이들을 보내주라고 명령한다. 그러나, 박중사가 이들을 보내자마자 상부에서 이들을 쫓으라는 명령이 떨어지고 도로에서 추격전이 벌어진다. 이때, 이들과 함께 하던 광주의 택시 기사들이 나타나 군인들을 저지하는 데 도와주고 만섭과 피터는 무사히 김포공항에 도착한다. 이들은 과자 상자 안에 필름을 숨기고, 피터는 만섭에게 떠나기 전 이름과 연락처를 묻는다. 만섭은 고민하다가 근처 '사복'이라는 근처 상호와 전화번호를 발견하고 피터에게 '김사복'이라는 가짜 이름과 연락처를 알려준다. 이후 피터가 취재한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고, 피터는 다시 만섭을 찾지만 가짜 이름을 알려준 탓에 만섭을 찾지 못하고 그의 안전을 위해 찾기를 포기한다. 시간이 흘러 2003년, 피터는 한국에서 '송건호언론상'을 수상하며 수상소감으로 광주에서 만난 사람들과 한 용감한 친구, 즉 만섭을 언급한다. 만섭 역시 여전히 택시기사로서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는 모습이 비치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영화 <택시운전사> 역사적 배경

영화 <택시운전사>는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다. 이 사건은 당시 군부 권력을 잡고 있던 전두환 세력이 정권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대규모 시민 학살 사건이다. 1980년 5월, 박정희 대통령의 유신 체제 이후 권력 공백이 생긴 가운데, 신군부는 군사적 무력으로 정권을 장악하려 했다. 그 과정에서 광주 시민들은 "계엄령 해제"와 "민주주의 회복"을 요구하며 평화적으로 시위에 나섰다. 그러나 신군부는 광주를 '폭도들의 도시'로 규정하고 계엄군을 투입해 강경 진압에 나섰다. 시민들은 맨몸으로 군대의 총칼에 맞섰고,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그 수는 공식 발표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당시 언론과 통신이 모두 검열과 통제로 차단되어 있었기 때문에, 광주 밖에서는 이 사실을 거의 알지 못했다. 이때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가 광주에 몰래 들어가 참상을 카메라에 담고, 영상을 들고 나와 전 세계에 보도하면서 광주 민주화운동은 국제사회에 알려지게 된다. <택시운전사>는 바로 이 힌츠페터의 광주 방문과 기록, 그리고 그를 도운 한 평범한 한국 택시기사의 여정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영화 <택시운전사> 실존인물

영화는 두 명의 실존 인물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먼저, 위르겐 힌츠페터는 독일제1공영방송 기자로, 당시 서울 특파원으로 활동 중이었다. 1980년 5월, 그는 광주에서 무언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위험을 무릅쓰고 광주로 향한다. 힌츠펜터는 변장과 우회로를 통해 광주에 잠입했고, 실제로 군의 총격, 시위, 시민들의 저항 등을 생생히 카메라에 담아냈다. 이 영상은 곧 독일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에 방송되며, 국제 사회의 주목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를 광주까지 태우고 도운 인물, 바로 '김사복'이라는 이름의 택시운전사다. 하지만 김사복에 대한 공식적인 기록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힌츠펜터는 생전에 여러 차례 김사복을 찾으려 했지만 결국 만나지 못했다. 김사복은 영화 속 캐릭터와 마찬가지로 평범한 시민이었지만, 외국 기자를 도와 광주의 진실을 세상에 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영화는 그런 그의 '이름 없는 영웅성'을 되살려, 평범한 사람이 어떻게 역사의 증인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영화 속 허구와 사실

영화 <택시운전사> 장면 중

영화 <택시운전사> 대부분의 장면은 힌츠페터의 증언과 실제 역사적 사실에 기인했다고 한다. 다만, 아무래도 어느 정도 감독의 상상으로 각색한 부분도 있다. 대표적으로, 영화 후반부에서 만섭과 피터가 군인들에게 쫓길 때 광주의 택시기사들이 등장해 군인들을 저지하는 장면은 각색된 장면이다. 실제로, 통제가 매우 삼엄했던 당시 광주에서 택시기사들이 무사히 광주를 빠져나가는 길목까지 무려 4~5대나 나올 수가 없었을 것이다. 장훈 감독은 이에 대해 "해당 장면을 넣을까 말까 고민했지만, 광주의 참상을 알릴 수 있었던 데는 일반 광주 시민들의 희생도 있었기에 이를 기리기 위해 해당 장면을 넣었다"라고 밝혔다.반면, 박 중사가 서울 번호판과 필름을 발견하고도 만섭과 피터의 차량을 그냥 보내주는 장면은 실화에 기반한 장면이다. 너무 극적인 장면이라 해당 장면을 픽션이라고 생각하는 관객들이 많지만, 이는 위르겐 힌츠페터의 증언을 바탕으로 한 실화라고 한다. 힌츠페터는 검문소 군인이 자신이 기자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냥 보내준 것 같다고 회상했다. 장훈 감독은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의 영상을 보면 군인들이 군가를 부르는 장면에서 고개를 숙인 채 부르지 않는 군인들의 모습도 발견된다고 말한다. 박 중사가 만섭과 피터를 보내주는 장면은 이 잔혹한 참상 속에서도 일말의 양심의 가책을 느낀 군인들이 존재했음을 시사한다. 

감상평: 웰메이드 역사 영화

정말 5.18 관련 영화들은 언제 봐도 너무 슬프다. <화려한 휴가>도 그렇고, <택시운전사>도 그렇고. "군인들이 무고한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학살한 사건"이라는 배경 자체가 너무나 끔찍하고 슬픈 역사다. 당시 민주화운동을 모티브로 한 영화들이 많지만, 이렇게 숨겨진 영웅을 조명한 작품은 처음이라 신선하다. 당시 광주가 매우 폐쇄적으로 고립되고 통제되던 곳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면 훗날 광주의 진실이 어떻게 밝혀졌을까?'에 대해서는 사실 생각해 본 적 없었다. 그냥, 생존한 누군가가 이 참상을 전했고, 군부정권이 물러난 이후 조사가 되었겠구나 했다. 그 과정에 독일인 외신 기자가 있다는 사실도, 그리고 그를 도운 평범하지만 용감한 택시운전사가 있다는 사실도 이 영화를 통해 처음 알았다. 

사실, 이런 사건에 외신기자가 관심 가지지 않을 수도 있는데 관심을 가지고 목숨 걸고 취재를 해 전 세계에 알렸다는 점이 정말 감사하다. 그가 없었다면, 그를 도운 용감한 택시기사 김사복 씨와 광주 시민들이 없었더라면 5.18 사건은 더 왜곡되고 더 묻혔을지도 모른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이상한 사람들이 참 많다. 여전히 광주는 폭도들에 의한 사건이었다고 믿는 사람들 말이다. 실제 희생자가 있고, 생존자들의 생생한 증언이 있는데, 그 자리에서 살아남은 자들의 피눈물 섞인 증언과 증거가 있는데 어떻게 당시에 광주에 있지도 않았던 사람들이 그 사건을 감히 왜곡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지옥의 존재나 천벌 같은 것을 믿지는 않지만, 당시 이렇게 민간인을 잔혹하게 학살하고 동조했던 인간들은 모조리 천벌 받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