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퀴어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줄거리, 결말, 출연진, OST, 명대사

작품 기본 정보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포스터

제목: 콜 미 바이 유어 네임(Call Me by Your Name, 2017)

감독: 루카 구아다니노

출연진: 티모시 샬라메, 아미 해머

장르: 퀴어, 로맨스, 드라마

국내 개봉일: 2018년 3월 22일

퀴어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줄거리

영화는 1983년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17세 소년 엘리오는 별장에서 가족들과 함께 여름을 보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교수인 아버지의 연구보조원 올리버가 별장에 찾아와 6주간 함께 머물게 된다. 잘생긴 외모와 다정한 성격으로 올리버는 금세 많은 이웃들의 호감을 얻는다. 반면, 엘리오는 올리버의 첫인상을 거만하다고 느낀다. 올리버는 엘리오에게 은근한 스킨십 등을 통해 자신의 호감을 표현한다. 어린 엘리오는 올리버의 신호를 알아차리지 못하지만, 동시에 올리버에 대한 묘한 호감 등으로 혼란스러움을 느낀다. 엘리오는 자신의 정체성과 마음의 혼란 속에서 자신에게 관심을 표하는 마르치아와 데이트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내 엘리오도 올리버에 대한 마음을 자각하고 두 사람은 마침내 서로의 호감을 확인한다. 엘리오와 올리버는 함께 수영을 하거나 산책을 하며 즐거운 여름을 보낸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올리버가 다시 집으로 돌아갈 시기가 다가온다. 올리버에 대한 엘리오의 마음을 알아차린 그의 부모는 엘리오가 마지막으로 올리버와 함께 이별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허락한다. 그렇게 두 사람은 다가올 이별 앞에서 마지막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퀴어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결말 (스포주의)

여행의 끝에서 올리버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고, 엘리오 역시 부모님과 함께 집으로 돌아온다. 가슴 아픈 이별을 한 엘리오에게 부모님은 다정한 위로를 건넨다. 그러던 어느 날, 엘리오의 집으로 올리버의 전화가 걸려 온다. 수화기 너머 올리버는 엘리오에게 자신이 결혼하게 되었음을 알린다. 엘리오는 자신과의 추억을 기억하느냐 묻고, 올리버는 그들만의 애정 표현인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지난 추억을 잊지 않았음을 암시한다. 전화를 끊고 벽난로 앞에 앉아 슬픈 표정을 짓는 엘리오의 모습을 끝으로 영화는 막을 내린다. 

퀴어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감상 포인트

1. 깊은 감정선을 연기한 뛰어난 출연진

영화가 마음속에 깊이 자리 잡은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주연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력이다. 특히 17세 소년 '엘리오'를 연기한 티모시 샬라메는 내면의 혼란스러운 감정의 디테일을 섬세하게 표현해 내며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첫사랑의 설렘과 혼란, 거절당했을 때의 상실감, 마지막 장면에서의 복합적인 감정까지. 거의 모든 장면에서 그의 얼굴은 감정의 스펙트럼을 진솔하게 보여준다. 또한, 아미 해머가 연기한 '올리버'는 겉보기엔 당당하고 여유로운 듯 하지만, 그 내면에는 자기 억제와 갈등이 숨어 있다. 관객은 그의 행동 하나하나에서 미묘한 숨겨진 진심을 포착하게 된다. 이외에도 엘리오의 아버지 역할을 맡은 마이클 스털버그의 후반부 대사 장면은 영화 전체의 정서를 완성 짓는 핵심 장면이다. 아들을 향한 깊은 이해와 존중이 묻어나는 그 장면은 부모의 사랑이 얼마나 성숙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명장면 중 하나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배우들의 대사 외적인 연기, 특히 눈빛과 제스처만으로도 감정을 설명하는 '침묵의 연기'가 유난히 돋보인다. 이 영화가 잔잔하게 흐르면서도 내면의 진동을 만들어내는 힘은 이러한 출연진들의 강한 몰입감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2. 이탈리아의 여름을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영상미와 OST

영화의 감동을 더하는 것에는 이탈리아 북부의 한적한 시골 마을이라는 배경이 큰 역할을 한다.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싱그러운 여름 이탈리아 시골의 돌담길, 고풍스러운 저택, 나무가 우거진 자전거 길, 푸른 호수, 농장과 마을 장터 등 자연이 그대로 숨 쉬는 풍경들이 화면 가득히 펼쳐진다. 그림처럼 아름다운 배경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다. 엘리오와 올리버의 감정선이 깊어지는 장면마다, 뜨거운 햇살과 부드러운 바람,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까지가 그들의 감정을 시각적으로 증폭시킨다. 이 풍경 속에서 이루어지는 첫사랑은 특별한 설명 없이도 마음을 울린다.

OST 역시 영화의 분위기를 극대화한다. 특히 Sufjan Stevens의 'Mystery of Love'와 'Vision of Gideon'은 영화의 핵심 감정들을 음악으로 완성시킨다. 이 노래들은 영화와 떼어놓을 수 없을 만큼 밀접하며, 엘리오의 감정과 관객의 감정이 동화되는 다리 역할을 한다. 감정을 자극하는 클로즈업, 따뜻한 자연광을 담아낸 촬영기법, 조용하지만 강렬한 음악과 함께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그 자체로 시적인 감상을 제공하는 예술 영화다. 보는 것만으로도 마치 엘리오의 여름 속에 함께 들어가 있는 듯한 느낌을 안겨준다. 

3. 사랑과 성소수자에 대한 주제

이 영화는 단순한 퀴어 로맨스를 넘어 보편적인 사랑의 감정을 다룬다. 엘리오와 올리버는 성별이나 정체성보다도, 사람 대 사람으로서 서로에게 이끌리고 마음을 연다. 이들의 관계는 억지스러운 갈등 없이 자연스럽고 사실적이며, 오히려 그 점이 더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청소년기 정체성 혼란과 사랑에 대한 갈망, 그리고 그 감정을 마주하고 인정해 가는 과정이 섬세하게 그려진다. 엘리오는 처음엔 혼란스럽고 두려워하며 자신의 감정을 살피지만, 결국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표현한다. 또한, 이 영화는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감정이 왜곡되거나 억압되는 현실을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올리버는 나이와 사회적 지위, 타인의 시선 등을 고려해 자신의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못하고, 결국 엘리오와의 사랑을 짧은 여름의 추억으로 남겨두려 한다. 그러나 영화는 그 관계를 불행하게만 그리지 않는다. 후반부, 엘리오의 부모가 엘리오에게 전하는 위로는 단지 성소수자들뿐만 아니라 모든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위로이기도 하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성소수자의 사랑을 '다르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사랑이 얼마나 보편적이고 아름다운지, 누구에게나 사랑은 똑같이 깊고 강렬하다는 사실을 조용히 말하는 작품이다. 

감상평: 아련하고 아름다운 첫사랑의 추억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장면 중

한여름의 이탈리아, 스쳐갔지만 강렬했던 첫사랑. 솔직히 분위기가 다 한 영화다. 엘리오와 올리버가 서로 마음을 표현할 듯 아닐 듯하는 행동들이 간질거려서 좋았던 작품이다. 솔직히 영화의 영상미, OST, 새드 엔딩이 되어버린 사랑 이야기 등이 마음에 들어서 좋아하는 작품이기는 하지만 캐릭터들의 행동을 보면 화가 나는 부분도 있긴 하다. 일단, 한참 어린 엘리오 꼬셔 놓고 본인은 다시 약혼녀에게 돌아가는 안정적인 현실을 택한 올리버가 마음에 안 든다. 올리버의 약혼녀는 그가 게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엘리오도 혼내주고 싶은 포인트가 있다. 본인의 정체성이나 마음에 대한 혼란으로 자신에게 호감을 가진 마르치아를 가볍게 만나고 다닌 장면들 말이다. 사회적으로 자기들끼리 마음 대놓고 표현하기 어려우니까 애꿎은 주변 여자들까지 휘둘리는 느낌이랄까. 어쩐지 그런 부분이 꽤나 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아무튼, 스토리에 대해서는 하고 싶은 말이 좀 있는 작품이긴 하지만 그냥 전체적인 영화의 분위기를 생각하면 별점 3.5점 이상은 주고 싶은 작품이다. 감독의 연출도 좋았고,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다. 이 작품을 찍을 때 티모시 샬라메 나이도 꽤 어렸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정체성과 올리버에 대한 사랑으로 인한 혼란스러움, 올리버가 떠난 후의 슬픔 등 깊은 감정선을 참 잘 표현해 냈다.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방식을 통해 사랑을 표현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명대사는 영화의 제목과 같은 "Call me by your name, and I'll call you by mine (네 이름으로 나를 불러줘, 그러면 난 내 이름으로 너를 부를 테니)"라는 대사다. 또 다른 명대사는 엘리오가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며 말하는 "Cause I wanted you to know(당신이 알아줬으면 해서요)"라는 대사다. 아마 많은 관객들이 이 두 대사를 명대사로 사랑할 것이다. 서로에 대한 마음은 뜨겁지만 서로에게 다가가는 방식이 조심스러워서 좋았다. 이뤄지지 않은 첫사랑의 아픔과 찬란한 이탈리아의 여름 장면들이 대비되며 아련하면서도 아름답게 느껴지는 작품이다.